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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ikinagames

전 드라마작가 현 트루엔딩 대장, 이지제로의 이키나게임즈 2023지스타 후기




1. 지스타2023을 맞이하며

2023년 11월. ㈜이키나게임즈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B2C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일반 관객들이 관람하는 B2C관의 한 곳에 우리 부스가 있고, 시연대가 설치된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전남정보문화진흥원의 도움으로 벡스코 2관에 마련된 B2B에 겨우 참여하면서, 늘 구경꾼이었고 남의 잔치 같았던 1관 전시장.


언젠간 우리도 여기에 설 날이 올까 막연히 상상만 했던 그 곳에 이키나게임즈가 두 번째 전시 기회를 마련한 것입니다.


게다가 자신 있게 ‘이키나게임즈의 게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을 세 가지나 선보일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이키나 구성원들이 작년의 전시 경험을 되돌아보며 관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몇 달을 준비해 올 수 있었던 것만으로 ‘우리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라는 감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보다 어서 여러분들이 우리 게임을 플레이하는 표정을 보고 싶다는 기대가 더 크기도 했습니다.



2. 첫 선을 보이는 ‘추락의 그림자’






저는 이번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신작 비주얼 노벨 ‘추락의 그림자’의 디렉터입니다. ‘추락의 그림자’는 ‘지금우리학교는’에 이어 비주얼 노벨 개발 서클 ‘트루엔딩’이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입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게임을 가다듬고 또 가다듬었지만 역시 ‘처음’이라는 설렘과 함께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이키나게임즈에서 함께 전시하는 ‘텔레빗’은 이미 BIC에서 게임성을 인정받은 분명한 재미를 가진 게임이었고, ‘스타바이츠’는 비주얼만으로도 JRPG 기대작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 높은 게임입니다. 그 옆에 나란히 시연을 준비한다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작년 전시한 ‘지금우리학교는’ 체험판의 경우엔 완성된 게임의 일부분이었고, 풀보이스에 IP인지도까지 있어 염려보단 기대가 컸었습니다. 하지만 ‘추락의 그림자’는 오리지널 타이틀에 아직 보이스도 없고 생소한 게임이기 때문에 쉽게 몰입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컸습니다.







특히 전시용 체험판은 10분 이내로 고객들에게 핵심 재미를 보여주는게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추락의 그림자’는 한 사건이 중~장편 추리 소설 한 권 분량이 될 정도로 긴 호흡의 스토리가 특징입니다. 단 10분의 경험만으로는 이 게임의 스토리가 갖는 재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플레이타임 약 40분의 분량을 파트 1,2로 나눠 모두 전시하기로 한 결정마저 슬슬 후회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3. 지스타2023 개막!

지스타2023 관객 입장이 시작되고, 점점 행사장에 사람이 늘어나는 게 보였습니다. 특히 첫 날인 목요일부터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워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키나게임즈 인원들이 공들여 준비한 부스와 이벤트, 상품들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4.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부스 그래픽과 스템프 이벤트

행사 시작 후, 부스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이 느려지는 걸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텔레빗과 스타바이츠, 추락의 그림자, 그리고 지금우리학교는으로 구성된 부스 아트를 보면서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 드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시연중인 게임을 뒤에서 구경하고, 세가지 게임을 모두 플레이하면 경품 추첨을 할 수 있는 스템프 이벤트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스템프 이벤트를 통해 하나의 게임을 즐기신 분이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면서 작은 회사가 아예 다른 장르의 게임을 3개나 전시한다는데 놀라움을 표시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특히 아트워크가 아름답다면서 개발 인원을 물어보시는 분들, 하나 하나가 공들여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격려해주시는 분들 등 큰 힘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5. 추락의 그림자 데뷔! 그리고 감사한 순간들...

솔직히 추락의 그림자 시연 자리에 사람이 앉을 때마다 뒤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플레이를 지켜봤습니다. 혹시 스템프 이벤트 때문에 억지로 플레이하다가 게임을 그만하고 싶다는 제스쳐를 취하면 바로 스템프를 찍어주고 다음으로 넘어가게 도와드려야한다는 약간은 소심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사 하나하나, 추리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플레이 해 주시고, 긴 스토리를 집중력 있게 플레이 해 주셨습니다. 특히 파트1이 끝날 때마다 뒤로 다가서며 그만두실지도 모른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대로 파트2까지 쭉 플레이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40분에 가까운 시간을 이 게임에 투자해 주셨으니까요.


사건 현장을 샅샅이 탐색하고 추리하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시는 분, 추리가 막혔을 때 텍스트 하나 하나를 공들여 읽으면서 답을 찾아내고 미소 지으셨던 분, 캐릭터들의 개그에 손벽을 치며 웃으셨던 분, 친구와 나란히 앉아 머리를 맞대고 함께 즐거워하셨던 분들, 파트2가 끝나자 ‘여기서 끝나면 어떡해!’라며 탄성을 지르셨던 분... 심지어 스토리 파트를 스킵으로 넘기다가도 추리와 선택지가 나오면 대화 로그를 켜서 되짚어가며 답을 찾아 끝까지 하신 분까지.... 플레이 하신 한 분 한 분의 감사한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6. 현장의 생생함, 공부하는 이키나인!

그리고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건 각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직접 관객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체험이 끝나면 여러가지 질문을 하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열공의 흔적.







사심도 채우고요.


이런 조사는 보통 기획자나 프로젝트 책임자들에게 떠넘겨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행사에 스탭으로 참여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게임 경험과 개선점을 직접 듣고 메모하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모습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담당 파트뿐만 아니라 게임의 전반적인 경험에 관심을 갖고 경청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영역 없는 개발 참여’를 중시하는 이키나게임즈의 문화와 어울리는 모습이란 생각에 흐뭇하면서도, 저도 뒤쳐지지 않게 더 열심히 듣고 연구하고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열심히 관객과 소통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7. 이키나게임즈를 성장시킬 소중한 시간

긴 시간 게임을 개발하고 수 없이 반복해서 테스트하고 디테일에 집중하다보면 플레이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이게 정말 재밌는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개발자들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다른 플레이 가능성이 있지 않은지.... 매너리즘은 수많은 문제에 대한 감각을 무뎌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지스타2023과 같은 일반 전시 기회는 정말 소중합니다. 무엇보다 개발자들에게 자신감과함께 반성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몇 없는 기회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지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앞으로 더 발전되고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유저들이 더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생일을 맞이한 동료분도 축하드리는 자리도 마련했네요.






우리가 준비한 부스에서 우리의 게임으로, 우리만의 이벤트로 관객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던 순간들... 이키나게임즈가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고, 앞으로도 만들어 갈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텔레빗, 스타바이츠, 추락의 그림자.


모두 더 즐거운 게임으로 여러분 앞에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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